Oh snap! You're watching Rich TVX News Network! The source of raw, breaking news.

경상도 음식 배추전을 아시나요?, Do you know Korean cabbage pancake?

배추전은 경상도 음식입니다.
식재료도 조리법도 다양하고
화려한 전라도 음식에 비하면
경상도 음식은 대체로 소박합니다.
재료의 산지를 따지지 않아도 될 만큼
유통이 발달했지만
금방 손에 잡히는 식재료로 해 먹는
음식의 전통은 많이 바뀌지 않았습니다.

배추전은 먹을 것 없다는 경상도 음식을 대표합니다
재료는 더할 나위 없이 간단합니다.
배추, 밀가루, 물.
겨우 그 정도의 재료로 만들어도
맛이 날까 싶을 정도입니다.

재료가 그 정도니 만드는 법도 어려울 리 없습니다.
우선 밀가루를 걸쭉하게 물에 개놓습니다.
너무 되직하기도 너무 묽지도 않아야 하는데
어머니는 계량도 하지 않고
감으로만 반죽을 만듭니다.
물과 밀가루의 비율은 몰라도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를 잘 알기 때문입니다.
손맛의 시작입니다.

김장하고 남은 배추를 주로 쓰니
배추전은 겨울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춧잎은 크기가 적당해야 합니다.
팬 위에 올렸을 때 서너장으로 꽉 찰 만한
크기가 되면 좋습니다.

전으로 부치자면 배춧잎이 납작해야 합니다.
배추 밑동의 두꺼운 부분을 칼손잡이로 툭툭 쳐서 깨트립니다.
배추 손질 끝!

팬을 달구고 기름을 적당히 두릅니다.
배추는 밀가루 반죽에 푹 담갔다가 건져내자 마자
팬 위에 올립니다.
아래 위가 엇갈리게 해서 살짝 겹쳐서 올립니다.
서너장 정도면 적당합니다.
빈틈과 가장자리는 밀가루 반죽으로 메웁니다.

숟가락으로 기름을 떠서 가장자리에 둘러줍니다.
배추전의 모양이 어느 정도 잡혀간다 싶으면
뒤집개를 밑으로 쑥 넣어서 재빨리 뒤집습니다.
기름을 조금씩 보충하면서 부칩니다.
밀가루 반죽이 노릇하게 될 정도까지만 익히면 됩니다.

묽은 반죽을 쓰고 배추의 수분 때문에
흔히 말하는 겉바속촉으로 만드는 음식은 아닙니다.
한 눈에 봐도 심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지만,
쫄깃하게 익은 밀가루 반죽과
아삭함을 잃지 않은 채 촉촉하고 부드러워진
배추의 은근한 향이 조화로운 음식이
바로 배추전입니다.
경상도말로 배차적이라 카기도 합니다.
양념장에 찍어서 한 입 베어물면
처음에는 뭐 이런 음식이 다 있나 싶다가도
가끔 생각나는 그런 고향의 맛입니다.

서울 같은 큰 도시에 살면 먹을 것 천지라
배추전 같은 건 해 먹을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고향집에서 명절이나 되어야 하는 음식인데,
다른 온갖 전은 며느리 다 맡겨도
배추전, 무전 만큼은 어머니가 직접 하시기 때문입니다.

전 부치면서 한 번 맛보라고
어머니가 직접 손으로 먹여 주시는 배추전을
마흔이 훌쩍 넘은 아들은 아이가 된 듯
넙죽 받아 먹습니다.
그럴 때라도 잠시 누구의 남편, 아빠가 아니라
어머니의 아들이 되면 좋지 않겠습니까.

어머니께,
배추전 한 번 더 해달라고 해야겠습니다.